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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43

시골살이 현실 21편 : 도시에서 배운 삶의 방식이 시골에선 통하지 않았다 같은 말을 해도, 시골에선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귀촌 초기에 나는 착각했다."도시든 시골이든, 사람이 사는 건 다 똑같지 않을까?"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었다.나는 처음에는 도시에서 살아온 방식 그대로 시골에서도 소통하고 생활했다. 예의 바르고 간결한 인사사생활 존중불필요한 대화는 피하는 간명한 소통효율적인 시간 배분일 처리 중심의 행동 방식 이런 삶의 리듬은 도시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성향’으로 받아들여졌다.하지만 시골에선 그 태도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었다.어느 날 마을 회관에서 청소를 마친 후"수고 많으셨어요. 다음에 또 도울게요."라고 말하고 먼저 나왔다.그때 어르신 한 분이 조용히 말했다. “우린 일 끝나고 가만히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수다 떨다 가는 게 정이야.혼자 일만 하고 가버리면… 그게.. 2025. 7. 4.
시골살이 현실 20편 : 가을은 농사의 결과가 아니라 ‘몸의 고장’으로 돌아온다 도시에 살 때 가을은 늘 편안하고 설레는 계절이었다.하늘은 높고, 공기는 선선하며, 카페 테라스에 앉아 책을 읽고 커피한잔 하고 싶은 날들이 이어졌다.걷기 좋고, 나들이 가기 좋고, 어디든 낙엽이 깔려 운치 있는 계절.대부분의 사람은 가을을 ‘결실의 계절’로 떠올린다.하지만 시골에서 세 번째 가을을 맞이한 지금,나는 가을을 말할 때 ‘무너진다’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왜냐하면 시골에서의 가을은단순히 ‘수확’의 시기가 아니다.그건 곧 온몸을 혹사하고, 잠을 줄이며,자신을 갈아넣는 계절이기 때문이다.텃밭은 하루가 다르게 작물이 익고,잡초는 그 속을 비집고 자라며,과일은 제때 따지 않으면 썩기 시작한다.김장 준비, 고추 말리기, 마늘 건조, 땅 뒤집기,그리고 이웃과의 나눔까지.가을은 끝이 없다.그리고.. 2025. 7. 4.
시골살이 현실 19편 : 시골살이와 아이들 교육 가능한 선택일까? 내가 처음 귀촌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아이’였다.도시에서 자라는 아이가 하루 종일 아파트와 학원 사이를 오가고,공터 대신 스마트폰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걸 보며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우리가 사는 이 도시의 속도와 방향, 아이에게 정말 괜찮은 걸까?” 그래서 생각하게 되었다.더 느린 삶, 더 푸른 공간, 더 많은 여백 속에서 키우고 싶다.학원 대신 텃밭에서 흙을 만지고,스마트폰 대신 나무 위에 올라가 놀고,시험 대신 ‘자기다움’을 찾게 해주는 삶을 만들고 싶었다.이런 바람을 가진 부모는 많다.그리고 그 진심은 절대 잘못되지 않았다.문제는 현실의 교육 환경이 그 진심을 버텨주지 못한다는 것이다.시골의 교육은 단순히 학교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도시처럼 시스템과 네트워크, 교육 인프라가 .. 2025.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