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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현실 45편 : 너무 많은 시간을 나에게 쓰게 된 날들 시골살이, 나 자신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환경시골살이는 매일매일이 나와 대화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누가 물어보는 사람도, 감시하는 사람도 없다. 오늘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지를 결정하는 건 오직 나 혼자다. 도시에서는 끊임없이 누군가가 내 시간을 빼앗아갔다. 상사의 지시, 친구의 약속, 가족의 요청, 심지어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까지도 내 하루를 점령했다. 하지만 시골살이 안에서는 그 모든 외부 자극이 줄어든다. 그 결과 남는 건 고요함이고, 그 고요함은 나를 나 자신에게 끌고 간다. 자연스럽게 생각은 내면을 향하고, 행동은 혼잣말과 판단으로 연결된다. 시골살이는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만들었고, 그 질문에 하루하루 시간을 들여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시골살이라는 삶 안에서, 나를 .. 2025. 7. 28.
시골살이 현실 44편 : 버텨낸 시간이 쌓여 나를 만든다 시골살이의 첫 번째 조건, 버티는 힘시골살이를 처음 시작했을 땐, 낭만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텃밭을 가꾸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하고, 계절에 맞춰 먹거리를 준비하는 삶이 기대됐다. 그러나 실제 시골살이는 낭만보다는 버티기의 연속이었다. 전기도 끊기고, 수도도 얼고, 농작물은 예상과 다르게 자라지 않았다. 시골살이는 그런 변수를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 일이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매일이 시험 같았다. 익숙지 않은 생활 방식, 낯선 이웃, 불규칙한 수입, 그리고 외로움. 그 모든 것을 버티지 않으면 시골살이는 지속되지 않았다. 도시에서는 뭔가 힘들면 잠깐 쉬거나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았다. 하지만 시골살이는 도망칠 곳이 없었다. 그래서 버티는 것이 기본이었고, 버티다.. 2025. 7. 25.
시골살이 현실 43편 : 도시에 두고 온 것들 - 관계, 꿈, 기회, 그리고 가능성 시골살이를 시작하며 도시에 남겨놓고 온 것들시골살이를 시작할 때, 나는 최대한 짐을 줄여야 했다. 이사 트럭에 다 실을 수 없는 것들, 남겨야 할 가구, 옷, 책들, 일상의 무게와 흔적을 하나씩 정리해 가며 나는 내 삶의 절반을 도시에 두고 나왔다. 물리적인 짐만 남겨진 게 아니었다. 도시에선 분명 나의 일부였던 것들이 시골살이라는 새로운 일상 속에서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었다. 처음엔 ‘정리했다’고 믿었고, 시골살이의 시작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도시의 잔상들이 계속 떠올랐다. 사람들과의 관계, 내가 그리던 꿈, 도시에서 마주쳤던 크고 작은 기회들, 그리고 그 모든 가능성들까지. 시골살이는 나를 새로운 삶으로 이끌었지만, 동시에 도시에서 포기하고 남겨둔 것들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는 일상이.. 2025. 7. 23.
시골살이 현실 42편 : 귀촌 후 알게 된 ‘진짜 나’의 모습, 내가 원래 이랬던가? 시골살이가 내면을 들추어 올리기 시작했다시골살이를 시작한 건 단순하게 도시가 지겨웠기 때문은 아니었다. 숨이 막히는 일상과 늘 곁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진짜 내가 누구였는지를 모르겠다는 감각에 휩싸였다. 시골살이는 그 모든 것과 거리를 둘 수 있는 기회처럼 보였다. 막상 시골로 내려와보니 그 조용한 환경은 생각보다 더 깊은 침묵을 제공했고 그 침묵 속에서 나는 스스로를 마주해야만 했다. 시골살이 초반에는 ‘이런 게 나였나’ 싶은 순간들이 쏟아졌고 나는 매일같이 낯선 자아와 대면했다. 도시에서 나는 사교적인 사람이었다고 믿었지만 시골살이를 시작하자 외부 자극 없이 조용히 있는 시간이 더 편안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사람 없는 풍경에 불안해할 줄 알았던 내가, 오히려 그 고요를 반기.. 2025. 7. 21.
시골살이 현실 41편 : 시골살이와 고립의 경계, 고요함과 고독 사이에서 조용해서 좋았던 그 순간, 그게 시작이었다처음 시골살이를 시작할때 가장 좋았던 건 조용한 환경이었다. 도시에선 늘 시끄러움이 기본값이었고 사람들의 말소리, 자동차 경적, 창문을 닫아도 들려오던 뭔가의 소음이 나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었지만 이곳은 달랐다. 밤이면 진짜 어둠이 찾아왔고 그 어둠은 소리까지 데려오는 듯했다. 새벽엔 새소리가 먼저 나를 깨우고 그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 고요함은 내게 처음엔 선물이었다. 나 자신을 돌볼 수 있게 해줬고 세상의 속도에서 잠시 빠져나온 듯한 해방감을 안겨줬다. 그러나 그 고요가 길어지고 익숙해질수록 나는 그 조용함의 무게를 인식하게 되었다. 처음엔 마음이 가벼워졌지만 이내 조금씩 무거워졌다. 내가 오늘 하루 동안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 2025. 7. 20.
시골살이 현실 40편 : 다시 시작하더라도, 나는 또 시골을 선택할까? ㅍ나는 이 시골살이를 글로 남기기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그 질문은 매일이었고 감정마다 다르게 다가왔으며 때론 분명한 답을 갖고 있었고 때론 답을 찾을 수 없었다어떤 질문은 아팠고 어떤 질문은 내 삶의 방향을 바꿨다‘나는 왜 시골로 왔는가’라는 처음의 물음에서 시작해 ‘나는 여기서 잘 살고 있는가’‘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그리고 ‘떠나도 되는가’라는 마지막 질문까지그 사이에는 외로움도 있었고 분노도 있었고 무너짐도 있었다그러나 그 모든 감정이 지나간 뒤나는 지금 다시 내게 이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다시 시작하더라도 나는 또 시골을 선택할까”그리고 이 질문 앞에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천천히 숨을 고르고 생각한다시골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었다귀촌을 결심하기.. 2025.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