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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현실 20편 : 가을은 농사의 결과가 아니라 ‘몸의 고장’으로 돌아온다 도시에 살 때 가을은 늘 편안하고 설레는 계절이었다.하늘은 높고, 공기는 선선하며, 카페 테라스에 앉아 책을 읽고 커피한잔 하고 싶은 날들이 이어졌다.걷기 좋고, 나들이 가기 좋고, 어디든 낙엽이 깔려 운치 있는 계절.대부분의 사람은 가을을 ‘결실의 계절’로 떠올린다.하지만 시골에서 세 번째 가을을 맞이한 지금,나는 가을을 말할 때 ‘무너진다’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왜냐하면 시골에서의 가을은단순히 ‘수확’의 시기가 아니다.그건 곧 온몸을 혹사하고, 잠을 줄이며,자신을 갈아넣는 계절이기 때문이다.텃밭은 하루가 다르게 작물이 익고,잡초는 그 속을 비집고 자라며,과일은 제때 따지 않으면 썩기 시작한다.김장 준비, 고추 말리기, 마늘 건조, 땅 뒤집기,그리고 이웃과의 나눔까지.가을은 끝이 없다.그리고.. 2025. 7. 4.
시골살이 현실 19편 : 시골살이와 아이들 교육 가능한 선택일까? 내가 처음 귀촌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아이’였다.도시에서 자라는 아이가 하루 종일 아파트와 학원 사이를 오가고,공터 대신 스마트폰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걸 보며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우리가 사는 이 도시의 속도와 방향, 아이에게 정말 괜찮은 걸까?” 그래서 생각하게 되었다.더 느린 삶, 더 푸른 공간, 더 많은 여백 속에서 키우고 싶다.학원 대신 텃밭에서 흙을 만지고,스마트폰 대신 나무 위에 올라가 놀고,시험 대신 ‘자기다움’을 찾게 해주는 삶을 만들고 싶었다.이런 바람을 가진 부모는 많다.그리고 그 진심은 절대 잘못되지 않았다.문제는 현실의 교육 환경이 그 진심을 버텨주지 못한다는 것이다.시골의 교육은 단순히 학교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도시처럼 시스템과 네트워크, 교육 인프라가 .. 2025. 7. 4.
시골살이 현실 18편 : 시골에서 돈보다 더 중요한 3가지 시골살이를 꿈꾸는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도시처럼 집값도 안 들고, 장도 싸고, 집도 넓은데 왜 못 버텨요?”혹은,“적당한 자금만 있으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예요.” 귀촌을 결심할 때 대부분은 경제적 이점을 우선순위에 둔다.도시보다 낮은 주거비, 전기·가스·수도요금의 절감, 농산물 접근성 등은 분명 시골의 장점이다.하지만 실제 귀촌자들의 30% 이상이 1~3년 안에 도시로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그들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돈이 부족해서일까?나는 3년 동안 시골에서 살아오며 이 질문을 자주 던졌다.그리고 확신하게 되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 때문이었다.이 글은 나와 함께 살았던 이웃들, 떠난 사람들,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시.. 2025. 7. 3.
시골살이 현실 17편 : 왜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가: 떠난 이들의 이야기 “이제 도시를 벗어나 자연에서 살아야겠다.”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며 귀촌을 결심한다. 시골은 도시의 빠른 속도와 경쟁, 높은 비용 구조에 지친 사람들에게 마치 안식처처럼 다가온다. 자연, 여유, 자급자족, 인간적인 관계. 이 네 단어는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흔들고, 결국 귀촌이라는 맘을 먹고 준비하고 실제로 귀촌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일부는 다시 짐을 싸게 된다. 조용히 이삿짐 트럭이 마을에 들어오고, 어느 날부터 빈 집이 된다. 나는 시골살이 3년 동안 실제로 떠나는 사람들을 최소 다섯 번 이상 가까이에서 봤다.그 중 일부는 1년도 채우지 못했고, 어떤 이는 몇 년을 버티다 결국 떠났다..이 글은 그들의 이야기를 ‘실패담’으로 소비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오히려 시골살이를 준비하는.. 2025. 7. 3.
시골살이 현실 16편 : 텃밭 농사의 환상과 현실 귀촌을 결심한 사람들의 가장 흔한 로망 중 하나는 ‘텃밭’이다. 손수 땅을 갈고, 제철 작물을 심고, 그걸 따서 아침 밥상에 올리는 삶. 마당에 상추가 자라고, 고추를 땄다며 이웃과 나누는 삶. 그런 그림 같은 장면들은 SNS에서 수없이 소비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래서 나도 귀촌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준비한 것도 ‘텃밭 공간’이었다.하지만 현실은 너무 달랐다. 텃밭은 결코 힐링이 아니었다. 마당의 작은 땅은 매일 돌봐야 하는 ‘고정된 업무’였고, 비가 오면 더 걱정되고, 벌레가 생기면 퇴치해야 했고, 햇볕이 너무 강하면 작물이 죽기도 했다. 상추가 쑥쑥 자라 기쁨을 주기도 했지만, 더 많은 날엔 “내가 이걸 왜 시작했을까” 싶었다.이 글은 누군가에게는 희망일 수도 있는 텃밭 농사를 ‘환상’이 아닌 .. 2025. 7. 3.
시골살이 현실 15편 : 여름, 진짜 지옥이 시작되는 계절 귀촌을 결심할 때, 나는 계절별 풍경을 기대했다. 봄에는 새싹이 피고, 여름에는 초록이 우거지고, 가을엔 낙엽이 흩날리며, 겨울엔 눈 쌓인 마당에서 고요함을 느끼는 삶. 그런 상상을 했다. 하지만 첫 여름을 맞이했을 때, 나는 단 하루 만에 그 환상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시골의 여름은 단지 덥기만 한 계절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터지고, 썩고, 들끓는 계절이었다. 벌레가 창문을 뒤덮고, 풀은 하루 만에 무성해졌으며, 냄새는 이웃집 뒷마당까지 퍼졌다. 밖에서 일하려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고, 오후에는 실내도 숨이 막힐 정도로 더웠다. 도시에서는 에어컨만 켜면 해결되던 문제가, 시골에서는 삶 전체를 재설계해야 할 만큼의 충격이었다.나는 이 계절이 단지 ‘덥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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