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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현실 42편 : 귀촌 후 알게 된 ‘진짜 나’의 모습, 내가 원래 이랬던가? 시골살이가 내면을 들추어 올리기 시작했다시골살이를 시작한 건 단순하게 도시가 지겨웠기 때문은 아니었다. 숨이 막히는 일상과 늘 곁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진짜 내가 누구였는지를 모르겠다는 감각에 휩싸였다. 시골살이는 그 모든 것과 거리를 둘 수 있는 기회처럼 보였다. 막상 시골로 내려와보니 그 조용한 환경은 생각보다 더 깊은 침묵을 제공했고 그 침묵 속에서 나는 스스로를 마주해야만 했다. 시골살이 초반에는 ‘이런 게 나였나’ 싶은 순간들이 쏟아졌고 나는 매일같이 낯선 자아와 대면했다. 도시에서 나는 사교적인 사람이었다고 믿었지만 시골살이를 시작하자 외부 자극 없이 조용히 있는 시간이 더 편안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사람 없는 풍경에 불안해할 줄 알았던 내가, 오히려 그 고요를 반기.. 2025. 7. 21.
시골살이 현실 41편 : 시골살이와 고립의 경계, 고요함과 고독 사이에서 조용해서 좋았던 그 순간, 그게 시작이었다처음 시골살이를 시작할때 가장 좋았던 건 조용한 환경이었다. 도시에선 늘 시끄러움이 기본값이었고 사람들의 말소리, 자동차 경적, 창문을 닫아도 들려오던 뭔가의 소음이 나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었지만 이곳은 달랐다. 밤이면 진짜 어둠이 찾아왔고 그 어둠은 소리까지 데려오는 듯했다. 새벽엔 새소리가 먼저 나를 깨우고 그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 고요함은 내게 처음엔 선물이었다. 나 자신을 돌볼 수 있게 해줬고 세상의 속도에서 잠시 빠져나온 듯한 해방감을 안겨줬다. 그러나 그 고요가 길어지고 익숙해질수록 나는 그 조용함의 무게를 인식하게 되었다. 처음엔 마음이 가벼워졌지만 이내 조금씩 무거워졌다. 내가 오늘 하루 동안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 2025. 7. 20.
시골살이 현실 40편 : 다시 시작하더라도, 나는 또 시골을 선택할까? ㅍ나는 이 시골살이를 글로 남기기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그 질문은 매일이었고 감정마다 다르게 다가왔으며 때론 분명한 답을 갖고 있었고 때론 답을 찾을 수 없었다어떤 질문은 아팠고 어떤 질문은 내 삶의 방향을 바꿨다‘나는 왜 시골로 왔는가’라는 처음의 물음에서 시작해 ‘나는 여기서 잘 살고 있는가’‘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그리고 ‘떠나도 되는가’라는 마지막 질문까지그 사이에는 외로움도 있었고 분노도 있었고 무너짐도 있었다그러나 그 모든 감정이 지나간 뒤나는 지금 다시 내게 이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다시 시작하더라도 나는 또 시골을 선택할까”그리고 이 질문 앞에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천천히 숨을 고르고 생각한다시골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었다귀촌을 결심하기.. 2025. 7. 17.
시골살이 현실 39편 : 시골에서 ‘언젠가는 떠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산다는 것 처음 시골에 이사 왔을 때, 당초에는 이곳에서 평생을 살 생각이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런 ‘생각’을 넘어서 이미 마음을 그렇게 정하고 있었다.도시의 번잡함에 지쳐 있었고, 인간관계의 소음 속에서 탈출하고 싶었고,내가 나답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온 것이라고 믿었다.그래서 집을 구하고, 텃밭을 만들고, 장작을 쌓고, 계절을 몸으로 맞이하면서나는 이곳에서 오래도록 살겠다고 다짐했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문득문득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그건 지금 당장 떠나고 싶다는 충동이 아니라,이곳이 영원한 안식처가 아닐 수도 있다는 현실적 인식이었다.그 마음은 나를 흔들기도 했고, 동시에 지금 여기에 머무는 내 자세를 더 겸손하게 만들기도 했다.시골살이는 종착점이 아닐 수도 있다.그걸 받아들이.. 2025. 7. 16.
시골살이 현실 38편 : 시골살이와 ‘포기하지 않는 법’ - 버티는 힘에 대하여 시골에 내려와 처음 몇 달은 모든 게 새롭고 낯설었다. 풍경도 낯설고, 사람도 낯설고, 아침의 공기마저 생경했다.그래서 모든 순간이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어떤 의미로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함이 시작되었고, 그 익숙함 속에서 반복이 생기기 시작했다.그 반복은 일상의 리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권태나 피로, 그리고 고립의 뿌리가 되기도 했다.내가 견뎌야 하는 건 단순히 외로움이나 불편함이 아니었다.생각보다 버텨야 할 건 무너지는 마음, 대책 없는 날씨, 끝없는 육체노동, 이해받지 못한 채 쌓이는 감정,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묻는 ‘계속해야 할까’라는 질문들이었다.그럴 때마다 나는 선택이 아니라 버티는 걸 택했다.버티는 건 누가 가르쳐.. 2025. 7. 15.
시골살이 현실 37편 : 시골에서 ‘아무도 모르게 울던 날’에 대하여 울었다. 그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날, 울고 나서야 내가 울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아무도 없었고, 아무 일도 없었고, 특별히 힘든 사건도 없었다.그저 평범한 하루였고, 아침에 일어나 평소처럼 밭에 나가 흙을 만지고, 햇볕이 들면 마당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장을 넘겼다.그러다 오후쯤, 바람이 조금 불고 잔디 위로 그림자가 들 때쯤 나는 갑자기 이유 없이 울기 시작했다.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지만 왜 흘렀는지 알 수 없었고,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는지도 설명할 수 없었다.말없이 눈물이 흘렀고, 그 상태로 나는 마당 벤치에 앉아 있었다.그제야 알았다. 나는 이미 꽤 오래 울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아무도 보지 않는 이 공간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마음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던 걸.그 울음은 누군가에게 .. 2025. 7. 14.